대청댐이 건설됨에 따라 지금은 수몰되었지만 옛날 용계동 용지말 앞에는 용이 살았다는 못이 냇가에 있어서 상당히 신성시하던 마을이었다. 그 용지말 입구에 옛날에는 나뭇가지가 멋지게 늘어진 고목가 한 그루 서 있었다. 강물쪽의 목과 함께 신성시하여 일 년에 한 번 정월달에 날을 정하고 제삿날에는 몸을 청결히 한 다음 새옷 또는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초저녁부터 새벽닭이 울 때까지 자기 신수와 맞는 시간에 마을사람이 각자 나와서 소지를 올리고 고사를 지내는데 이 나무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조선시대 초엽에 효성이 지극한 소녀가 부모님을 모시고 어렵게 살고 있었다.
늦게 둔 딸이었으므로 부모님은 노쇠하여 거동도 어려운 형편이었으므로 소녀인 그녀는 일찍부터 부엌에 나가야 했고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산에도 올라 다녀야 했다. 그렇다고 또한 먹을 양식이 비축되어 있는 집안도 아니고 해서 끼니거리가 없을 때는 동냥도 다녀야할 형편이었다. 그날 그날 하루를 지내는 것도 어렵게 지내는데 아버지가 시름시름 앓다가 덜커덕하고 기동이 어렵게 되었으며 어머니마저 아버지 간호를 하다가 지친듯 눕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눕게 되어 두 분이 모두 앓아 눕게 되었다. 부모님이 앓고 드러누웠다 해도 약방에 갈 형편도 못되어서 딸은 눈물로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하루는 저녁거리가 모자라서 동냥을 나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와서는 죽을 쑤어서 상을 안방에 들여놓고는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길 없어 집을 뛰쳐 나와서는 고목아래 쭈그리고 앉아서 한없이 울고 있었다. 어둠은 깔려오고 있었다. 소녀가 생각하기로는 살아간다는 것이 한없이 괴롭기만 했었다. 산새들은 저녁 보금자리를 잡기위해 낮은 울음소리를 지르며 어둠 속으로 사라질 때였다. 소녀 앞에 한 노승이 나타나서는 소녀 앞에 곡식이 들어있는 자루를 내려놓고는,「착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는 반면에 슬픔이 많은 법이외다.」하고는 총총히 어둠속에 사라졌다. 소녀는 사라져가는 노승을 바라보고는 뒤에다 대고,「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몇 번이고 했었다. 곡식은 소녀가 들을 수 없을만큼 자루에 가득했었다. 그 곡식으로 그날 저녁 부모님께 밥을 다시 해드리고는 그때서야 마음 편안히 잠자리에 들었었다. 소녀는 잠자리에 들면서 이제부터는 약을 구하러 다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잠이 들었다.
그날 저녁 밥을 많이 먹은 아버지와 어머니는 배가 아프다고 야단이었다. 배가 아프고 목이 메인다고 했다. 소녀는 생각하기를 밥을 많이 먹고 체한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부엌에 가서 소금을 갖다 드렸다. 잠을 자는둥 마는둥 눈을 붙였을까? 거동도 못하는 아버지 몸을 일으켜서 요강 위에 올려 놓기도 힘들었다. 소금을 먹고 물을 마시고 한참 동안 있다가 부모님이 나란히 누워서 잠이 들었다. 너무나 조용한 잠이었다. 그래서 딸은 아버지, 어머니 곁에 가서 귀를 기울여 보았다. 숨소리는 여전히 들리고 있었다. 방 한구석에서 졸고 있는 호롱불을 바라보다가 왈칵 치미는 것을 느끼고 눈물을 글썽거렸다.「어째서 우리집만 이렇게 가난할까?」다시 부모님 얼굴을 바라보았다. 조용하고 깨끗하게 살라는 부모님의 평상시의 말씀이 생각났다. 소녀는 방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왔다. 맑은 공기가 코를 찔렀으며 하늘엔 별이 총총 박혀 있었다. 소녀는 신발을 질질 끌고 쓰러져가는 사립문을 열고 집을 나와서는 고목 아래로 왔다. 항시 보아도 푸른 고목는 달빛에 비쳐 더욱 아름답게만 보였다. 소녀는 고목 아래 조용히 무릎을 꿇고는 합장을 했다.
「신령님 신령님 그저 먹을 것이 없어도 좋습니다. 저의 아버지, 어머니 병환을 고쳐주시고 아버지 어머니가 옛날처럼 들에 가서 일을 할 수만 있게 해주세요. 아버지 어머니를 먼저 데려가시려면 차라리 저를 데려 가시고 어머니 아버지는 여든살 아니 백살 까지만 살게 하여 주십시요. 소원입니다. 산신령님 신령님…….
소녀는 이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 하다가 그만 합장한 채 잠이 들어 버렸다. 고요한 기도를 올리는 소녀의 애처로운 모습위에 달은 휘영청하게 비치고 있었다. 밤은 깊었다. 조용히 앉아 있는 소녀앞으로 나뭇가지가 뚝 하고 부러지면서 소녀의 무릎을 때리고 내려졌다. 소녀는 조용히 눈을 떴다. 소녀가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보았을 때 도승이 한 분 서있었다.「이 바구니를 가지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요.」하고 바구니를 주는 것이었다. 소녀는 바구니를 들고 돌아오면서 생각했다.「맞아! 우리에게 쌀을 주신 스님이다.」소녀는 집에 돌아와 바구니 속을 들여다 보았다. 거기엔 큰 무우 만한 산삼이 들어 있었다. 소녀는 그 산삼으로 약을 해서 부모님에게 드리자 약을 먹고는 바로 완쾌 하였다 한다.
동구 용계동 용지말에 가면 큰 고목가 있었다 한다.
나무는 산삼으로 변하는 나뭇가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 착한 사람이 기도를 하면은 꼭꼭 나뭇가지가 부러져서 땅에 떨어지면 산삼으로 변하여 어려운 사람을 살리곤 하였다는데 이는 냇가에 사는 용이 하늘의 옥황상제에게 땅의 사정을 알려서 산삼을 나누어 주게하는 산삼나무가 이곳에 자라게 하였다고 전해 온다. 대청댐을 만들기 전에는 매년 마을의 다복을 비는 제사도 지내주던 나무라 한다.
- 자료관리 담당부서
- 문화관광체육과
- 042-251-4204
최종수정일 2020-07-13
-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