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에 오면 관광愛 물들어요
범바위

옛날 지금의 동구 용계동 범바위골에 처녀가 한 사람 살고 있었다. 그 처녀는 어찌도 얼굴이 어여뻤던지 처녀가 커갈수록 소문이 자자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하기야 산촌에 살고 있는 처녀였으므로 높은 관가에서 데려가기를 원하는 사또들도 있었고, 힘이 장사인 젊은이들은 그대로 업어다가 살아야겠다고 말하는 젊은이들도 많았다. 그래서 그녀는 마음 놓고 집을 나와 나다닐 수도 없었다. 그래서 항시 집에서 집안일만 보살폈다.

하루는 이 근처에 살고 있는 호랑이가 산아래 마을에 밤에 나타났다가 머슴 방에서 새어나오는 말을 엿듣고 그게 사실인가 하고 그 예쁜 색시가 사는 집을 찾아갔다. 밤새 호랑이는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색시가 나왔다, 호랑이는 눈에 불을 켜고 바라봤다. 정말 어여뻣다. 그래서 다시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이번엔 변소에서 나오는 그 색시를 보고 아름다움에 놀라서 「어 흥」하고 소리를 쳤다. 색시가 바삐 방으로 도망쳐 들어갔다. 그 날부터 호랑이도 이 색시에게 반해버렸다. 그래서 깊은 밤중엔 색시 집 앞산에 나타나선,「흐….. 으흥……으흐흥……으으….」하고 우는 것이었다. 마을에 호랑이가 나타나서 밤마다 우는 바람에 마을 사람들은 해가 지면 방안에서 꼼짝을 못했다. 그날도 눈이 많이 날리는데 산에선 호랑이 울음소리가 처량하게 들려왔다. 호랑이는 자꾸 울었다. 울다 울다 지친 듯 어느 나무 아래서 잠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났다.

너는 왜 그 많은 산을 두고 하필이면 여기에 와서 매일 우느냐? 무슨 원한이라도 있느냐?

「아닙니다. 신령님. 죄송한 말을 드려서 괜찮을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저 아랫마을 색시를 사모하고 있습니다. 헌데 색시는 내가 매일같이 울어도 한 번도 나를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울고 있습니다.」「참 천하에 미친놈이로구나. 네가 운다고 그 색시가 거들떠보기나 할 줄 아느냐??」「그럼 어떻게 하면 되옵니까?」「우선 네가 사람이 되어야 하느니라.」「네? 사람요? 그게 될 법이나 한 일입니까?」「될 수 있지. 오늘부터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해봐라. 오늘부터 눈 오는 날만 골라서 삼백 일만 기도를 하면 사람으로 변하여 처녀와 만날 수도 있고, 결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주의할 것은 백일동안 참지 못하면 소원을 성취하지 못하리라.」

신령과 호랑이가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산신령이 사라지자 호랑이는 기쁜 듯 크게 한번 울더니 그때부터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눈 내리는 날만 골라서 기도를 했다. 그런 어느 날이었다. 그날 따라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쳤다. 그러나 그는 꼼짝하지 않고 기도만 드리고 있었다. 날씨도 추웠다. 그는 그래도 앉아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호랑이는 추위엔 더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그래서 몸을 움직여봤다. 몸이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꼭 아랫도리가 꽁꽁 얼어붙은 것 같았다. 그래서 엉덩이를 들어봤다. 엉덩이가 잘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더 이상 참다가는 얼어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벌떡 일어났다. 몸을 일으키니 더욱 추웠다. 그래서 그는 몸을 일으키고 마음껏 뛰었다. 헌데 이상하게도 몇 발자국도 뛰지 않았는데 몸은 굳어갔고 호랑이는 달리고 있는 자세 그대로 바위가 되고 말았다.

사람을 그리다가 사람이 죽는 수는 많지만 호랑이가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모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일까?

범바위골은 그 후 범이 죽어서 바위가 됐고 그 바위가 마을에 있다 해서 범바위골이라 하지만 지금 그 범바위를 보면 비록 동물이라도 애처롭기 한이 없다. 무엇을 아쉬워하는 모습 그대로 달리다가 그만 바위가 되어버린 범의 짝사랑. 이 이야기는 산중인 이 마을 사랑방에서 지금도 오가는 이야기지만 인간을 그리워하는 동물의 서사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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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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